평소에 친분이 있는 분들과 함께 채식 한정식을 맛보고자
저번주에 송천동에 있는 "자평"에 다녀왔습니다.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채식한정식은 자, 연, 평, 화의 4가지의 메뉴가 있더군요.
각 메뉴에 제공되는 음식들과 메뉴들간의 차이를 물어보니
전화받으신 분께서 너무나도 친절하시게 장시간에 걸쳐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더군요. ^^
설명을 듣고 "화"로 세명 예약을 했습니다.
저녁 7시에 예약을 하고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곧 음식들이 서빙됩니다. ^^
식욕을 돋궈주는 에피타이저입니다.
단호박죽은 체내의 지방도 분해해주는, 영양 만점 건강식이죠.
특히나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도 좋고 소화도 잘됩니다.
개인적으로 어설픈 전복죽보다는 훨씬 좋아합니다. ^^
그리고 위에 있는 두가지 샐러드는 초반부터 손님들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왼쪽 상단의 샐러드는 100가지 산야초 효소로 맛을 낸
유기농 샐러드인데 쌉싸름한게 입맛 돌게 하는데는 최고인듯 싶구요
그 옆에 샐러드는 두유로 만든 마요네즈를 드레싱으로 얹어낸 샐러드입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맛이 있어 자꾸 손이 갑니다.
에피타이저로 식욕을 돋구고 곧 음식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왼쪽 상단은 우엉잡채입니다. 바로바로 만들어서 내와서 음식들이
온기가 여전합니다. 우엉의 아삭아삭함이 좋습니다. ^^
그 옆은 열무도토리 묵사발입니다.
새콤달콤한게 금방 먹고 한사발 더 청하고 싶지만
다음 나올 음식들을 위해서 자제합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전주10미"라는게 있다는군요.
저도 얼핏 전에 음식 잡지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자평에서는 "전주10미"중에서 채식한정식에 "6미"를 상에 내놓습니다.
바로 열무도토리 묵사발과 그 아래 있는 애호박선,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무만두가 "전주6미"에 해당하는 음식들입니다.
"전주6미"는 계속해서 나옵니다.
무만두는 무안에 각종 야채를 양념해 넣은 후 군만두처럼
지져냈습니다. 기름에 지져낸 고소한 맛과 야채의 신선함이 같이 느껴집니다.
왼쪽은 황포묵해초류초회입니다.
황포묵과 해초류의 조화가 이색적입니다.
그 옆은 사찰식 김치와 곁들여 먹는 두부입니다.
이 두부는 자평에서 직접 손수 만들어서 상에 올린다는군요.
담백하기 이를데 없는 두부위에 견과류가 새초롬이 올라가있군요.
같이 곁들여 먹는 사찰식 김치가 나오는데 예전에 절에 다니면서
종종 먹었던 사찰음식맛을 생각나게 해주더군요.
오른쪽 상단한 역시 "전주6미" 중 하나인 콩나물냉채입니다.
아삭하면서 보기와는 다르게 맛은 쌉싸름한데 역시 손이 자꾸 갑니다.
왼쪽 상단은 모듬전입니다.
화전도 보이고, 수수부꾸미도 보이는군요. ^^
그 왼쪽은 가지를 길게 잘라 기름이 지져낸 후
야채와 함께 소스를 찍어먹습니다.
소스의 새콤달콤한 맛과 한입 베어 물었을때 입안에
가득올라오는 육즙이..;; 자꾸 먹고 싶어집니다.
그 아래는 단호박위에 잣과 과일을 얹은후에
두부로 만든 마요네즈 소스와 곁들여 먹습니다.
그 옆은 버섯탕수입니다.
유자청 소스의 너무나도 새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
왼쪽은 수삼과 대추를 재료로한 요리입니다.
수삼을 저미어 낸후에 대추 졸인것을 얹어서 먹습니다.
수삼의 쌉싸름한 맛을 대추의 달짝지근함이 상쇄해주더군요.
오른쪽 상단은 두부잡채입니다.
일찍 나오는 메뉴인데 사진상으로는 늦에 편집되어있네요.
두부를 얊게 채썬후에 각종 야채들과 볶아서 내놓더군요.
아래는 더덕단호박 탕수입니다.
더덕을 튀겨낸 후 뭉글뭉글하게 익힌 단호박과 같이 먹습니다.
눈과 입, 그리고 코, 세가지 감각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음식들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
오른쪽 상단은 표고버섯과 더덕을 불고기처럼 고추장에 구워서
각종 쌈에 싸서 먹습니다. 육식의 부질함을 느낍니다. ^^
그 아래는 자연송이 누룽지탕입니다.
개인적으로 송이를 매우 좋아하는데 나온 음식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메뉴입니다. 이때쯤해서는 벌써 포만해져서
괴로움과 즐거움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젓가락은 멈출줄 모릅니다. ^^
그 옆은 숙생 구절판입니다.
무에 각종 야채들을 싸서 새콤한 소스와 같이 먹습니다.
왼쪽은 산야초 모듬초밥입니다.
초에 절인 밥을 당근이나 오이로 겉은 두른 후에
위에 버섯과 같은 고명을 얹은 후 역시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새콤한에 눈이 질끈 감기지만 감칠맛 또한 더할 나위 없습니다.
그 옆은 우엉버섯 들깨탕입니다.
어꾸수한게 예전에 시골에서 먹던 맛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아래가..;;
리뷰의 하일라이트 백화주입니다.
백화주는 100 종류의 꽃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빚은 정말 귀한술이라더군요.
참고로 이 술은 자,연,평,화 메뉴중에서 화 메뉴에만 특별하게
제공되는 술입니다. 제가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고 술맛도 잘 모르지만
백화주는 정말 맛있더군요. 특히나 그 은은한 향이 일품입니다.
같이 간 일행들도 연신 탄성을 지르더군요.
가격이 부담만 안되신다면, 자평에 가실 경우에 꼭 한번
맛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해드릴만한 그런 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먹고 싶네요. ㅠㅠ
이제 식사차례입니다.
식사는 세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연잎밥, 곤드레나물밥, 그리고 백미밥입니다.
저희는 연잎밥과 곤드레나물밥을 주문했습니다.
식사는 주문 받으면 바로 짓기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왼쪽 상단이 연잎밥, 그리고 그 옆이 곤드레나물밥입니다.
연잎밥은 연잎향이 은은하게 배어 배가 불러도 군침이 절로 돌더군요.
곤드레나물밥은 따로 내주시는 양념장에 같이 비벼먹습니다.
된장찌개도 구수해 술술 넘어가구요, 찬도 정갈하고 맛깔스럽습니다.
정말 기분좋은 점은 메인 요리들이 다 나오고 식사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정성을 다해서 음식들을 내어주신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끔 보면 메인 요리에는 신경을 쓰는데, 메인 요리 나오고
식사 나올때 보면 너무 무성의하게 식사 내오는 집들이 있습니다.
손님은 그 음식점 문을 열고 밖에 나갈때까지 손님인데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거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듯..;;
바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게 식사와 같이 제공되는 이 찬들입니다.
짱아찌들인데요 설명으로는 사장님께서 전국에서 채취하신
각종 귀한 재료들로 짱아찌를 담아서 상에 내놓으신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고, 처음 맛보는 짱아찌들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다소 강렬한 맛과 향의 짱아찌들이 자칫 거부감이 줄수도 있는데
새로운 맛을 본다는 즐거움보다 더하지는 않더군요.
식사를 다 마치고 나면 디저트로 과일과 연잎차가 나옵니다.
다들 기분이 좋아서,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차의 맛도 맛이지만, 눈이 먼저 즐겁습니다. ^^
배가 무척이나 고파서 정신없이 먹느라고
역시 이번에도 음식에 대한 설명이나 이름을 많이 놓쳤습니다.
자평에서 밥을 먹고 느낀 점인데..;;
이런 음식점들이 전주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행복하게 느껴지더군요.
사장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서빙해주시는 분들의 말씀으로는
이곳 사장님 역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매우 의욕적이시구요.
장장 2시간에 걸쳐서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었더니 몸과 마음이 젊어지는것 같습니다.
행복은 이런게 아닐까요? ^^
덧1) 위치는 원대한방병원쪽에서 송천동쪽으로 올라가시다가
우측에 있는 롯데마트 넘어서 바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한정식은 예약을 하셔야 드실 수 있구요
1인기준으로 자는 23000원 연은 28000원 평은 33000원 화는 40000원입니다.
상 기준이 아니어서 사람수대로 드시면 됩니다.
채식으로 좀 부족하다 싶으시면 추가로 육사시미와 육회 정도 추가해서 드실 수 있습니다만
구워서 먹는 고기는 안된다는군요.
덧2) 일하시는 분들이 정말 친절하십니다.
바쁠땐 자칫 귀찮을 수도 있는데 여쭙는거에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시구요..;; 손님들 취향에 따라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으시더군요.
덧3) 이건 진짜 쓸때없는 사족입니다만..;;
그 날 같이 가서 식사를 했던 세명이서..공통적으로
다음날 일어나 "응아"를 모두 한 바가지씩 시원하게 봤습니다. -_-;
신기한게 저만 그런줄 알았더니 다음날 만나서 이야길 하니 모두 그랫다는군요.
아주 그냥 장청소가 저 끝까지 싹 되는 그런 느낌이더군요.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혐오스러울까봐 여기까지만 합니다. ^^